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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전시/도서

팔순의 전위예술가 김구림, 46년 전 퍼포먼스 재연

시간 지나면 사라지는 생과 사, 순환의 퍼포먼스

7.JPG▲ 김구림 작가가 지난달 18일 과천시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야외 조각공원에서 ‘현상에서 흔적으로 - 불과 잔디에 의한 이벤트’(1970) 퍼포먼스를 재연했다.
 
지난달 18일 한국 전위미술의 선구자로 불리는 팔순의 전위예술작가 김구림 화백이 경기도 과천시 막계동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야외조각공원에서 1970년에 했던 퍼포먼스를 재연했다. 1970년 4월 11일 한강 살곶다리 근처 한강변 경사진 둑에 7개의 푸른 잔디 삼각형에 차례로 불을 질러, 불에 탄 삼각형 4개와 불에 타지 않은 삼각형 3개를 남긴 ‘현상에서 흔적으로- 불과 잔디에 의한 이벤트’ 작품은 김구림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기록됐다. 이날의 퍼포먼스는 한국 초기 아방가르드 미술의 첫 시도로 잔디를 불에 태우는 행위와 현상, 흔적을 대비적으로 보여준 대표적인 대지예술로 평가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의 개관 30주년을 맞아 열린 특별 이벤트에서 그는 과천관 야외조각장 잔디에 고랑을 파고 8m의 삼각형 윤곽 4개를 만들었다. 성냥으로 삼각형 윤곽 안에 불을 붙이자 도랑 위 잔디풀이 타들어가기 시작했다. 이날 퍼포먼스는 30분간 이어졌는데, 애초 예상했던 1시간보다 일찍 끝난 셈이다. 검게 그을린 잔디와 누런 잔디가 선명한 대조를 이뤘는데, 불길은 낮게 일었지만 빠르게 풀을 태웠다. 이번 퍼포먼스는 자연 변화과정을 통해 파랗게 새순이 돋아나면 이 불탄 흔적도 곧 사라지게 되리라는 것을 암시하는, 생과 사, 그리고 순환의 의미를 담고 있었다. 김구림은 46년 전 퍼포먼스와 비교하면 오히려 불길이 낮았다고 했다. “당시는 바람이 거셌고 불을 붙인 면적도 넓어 상당히 위험한 작업이었다.”고 회상했다. 그의 작품은 과천관 야외조각장에 그대로 남겨진다. 시간이 지나 새싹이 돋아나면 점차 흐려지는 과정이 작품이 된다. 김구림은 한국 최초의 실험영화로 알려진 ‘1/24초의 의미’(1969)를 제작하는 등 퍼포먼스뿐 아니라 실험영화, 회화, 조각, 사진, 연극 등을 넘나들며 다양한 예술활동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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