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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2모작으로 풍성한 결실을 맺고 있는 양옥선 중견 서예 작가를 만나보았다


(대한뉴스 김기준기자)=‘100세 인생을 맞아 80대 이상의 나이에도 사회 각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유명 인사들이 많다. KBS 대표 음악 프로그램인 가요무대진행을 맡고 있는 김동건(85) 아나운서, 데뷔 5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연극 무대에서 맹활약 중인 이순재(89), 신구(88) 원로 배우 등이 나이를 의식하지 않고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노년기에도 일을 통한 보람과 행복을 추구하겠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두 번의 대수술을 이겨내고 80세의 나이에 서예 작가면서 시인이자 시낭송가, 동화구연가, 색소폰, 오카리나, 하모니카등 다양한 악기연주, 시니어 모델 등 다방면으로 삶을 즐기며 봉사하는 양옥선 작가를 만나 보았다.

 


지금 예술인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을 하고 계시는데 약력을 보니 우체국장으로 퇴직을 하셨는데 어떻게 그 일을 하게 되었나요?


여고를 졸업하고 곧 결혼을 했답니다. 결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시어머니께서 몸이 많이 편찮으셨어요.

자리에서 움직일 수 없으신 시어머님을 외며느리로 13년간 병간호했는데 시부모님께서 돌아가시고 난 후에는 자녀들을 위해 뭐든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당시 우정 업무를 할 수 있는 별정우체국 운영권을 갖게 되어 1977년 현재 부산 강동우체국에 국장 발령을 받아 34년간 일했습니다.


큰 수술을 하셨습니다.


정년을 3년 앞두고 몸이 힘들어 고민 끝에 퇴직하였는데 위암을 발견하게 되었지요. 우체국장으로 재직 중일 때 우체국도 보험예금업무를 할 수 있게 되어 열심히 일했어요. 전국에서 실적 1위를 해 체신부 장관상도 받고 전국 우수 관서로 선정되기도 했구요. 제가 뭐든 하면 너무 열정적으로 하다 보니 제 몸에 이상이 온 걸 몰랐던 거죠. 그래서 수술을 받았습니다.



아들 배성렬, 양옥선 중견 서예 작가, 큰딸 배월영(대한낭송협회 대표)

 

오랫동안 사회활동을 하시다가 투병 생활을 하시려니 더 힘드셨겠어요.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수술을 받고 하루하루가 불안할 때 예전에 하던 서예를 다시 시작했어요. 아프다는 걸 잊고 싶었지요. 꾸준히 하다보니 대한서화협회 전국 대회에서 특선을 받게 되었고 20년 이상 활동하다보니 대한서화협회로부터 중견작가로 인정받아 지금은 심사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며느리가 어느 날 시 낭송을 배워보면 어떠냐고 물어왔어요. 시 낭송을 해보니 시의 한 구절 한 구절이 가슴에 와닿아 외우다 보니 자연스럽게 실력이 좋아졌는지 부산일보 시 낭송 대회에서 우수상에 이어 전국 영호남예술대전에서는 대상을 받았어요. 이렇게 자꾸 도전하니 아픈 것도 잊고 상을 받으니 기분이 좋아 건강해지는 것 같았지요. 그래서 시도 직접 쓰고 동화구연도 배우고 하모니카, 색소폰, 오카리나 등을 배워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크고 작은 행사와 요양원, 병원, 경로당, 노인복지시설을 찾아다니면서 재능기부를 하다 보면 함께 웃고 울고 노래하는 그 모습에 보람되고, 또 제가 참 행복하다는 걸 많이 느낍니다. 또 우연히 시니어 모델이 되어 딸과 함께 패션쇼 무대에도 서 많은 이들의 부러움을 받기도 했어요. 사실 지금 우리 나이에는 아픈 사람도 많을 겁니다. 저 역시 허리가 안좋아 불편하기도 합니다만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운동하며 지낸답니다. 주어진 환경을 받아들여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자신의 삶을 주도한다면 멋있는 노년을 보낼 수 있고 이겨낼 수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오른쪽 첫 번째 양옥선씨 봉사활동 참여해 색소폰연주하고 있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과 하고 싶은 말


내일도 오늘처럼 열심히 살 것입니다. 매일 매일을 후회 없이 살고 싶습니다. 소박한 꿈이 하나 있다면 제 개인 콘서트를 열고 싶습니다. 시 낭송, 악기연주, 노래를 부르고 벽에는 제 서예 작품과 공연했던 사진, 대회에 나갔던 사진들을 전시하고 싶네요.

그리고 제 가족들에게 무한한 감사를 전하고 싶어요. 57년을 해로한 남편 배수신(84) 아플 때 곁에 있어 줘서 감사하고, 시낭송가로 함께 낭송하는 기쁨을 주는 대한낭송협회 대표인 큰딸 월영, 아들 성렬 내외는 항상 집안의 기둥이 되어 주어 고맙고, 착한 딸 막내 재영, 삼 남매 모두 장성해서 일가를 이뤄 손주들을 훌륭하게 키워내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큰 수술전 가족사진


기자뒷말


인생의 가을에 접어들며 지난 삶을 돌아보고, 그리고 또 앞으로의 삶을 기대하며 열심히 사는 양옥선 여사, 누군가에게 자랑하려고 꾸미기보다는 모든 면에서 솔직하게 또 조금 쑥스럽기도 했지만 살아온 삶에 대한 자부심이 더 강해 어디론가 쉬지않고 흘러가는 것이다라는 자서전도 쓸 수 있었다고 말한다. ‘아무것도 안 하는 건 죽음에 이르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배움과 도전에 대한 열정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연에는 사물을 서로 끌어당기는 힘, 즉 중력이 존재한다. 기자는 인간관계에도 이 중력의 법칙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착한 사람 주위에는 착하게 살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이고 열심히 사는 사람에게는 또 열심히 살고 싶은 사람들이 모인다. 자그마한 체구지만 그녀가 가진 중력은 열정적인 삶, 그 자체였다.

 

< 약력 >

전 부산 강동우체국장

대한서화협회 중견작가

시인등단

시낭송가

대한낭송협회 감사위원

영호남문인협회 이사

부산 강서파크골프협회 부회장

부산강서문화원 색소폰단장

프로필 사진
김기준 기자

'정직,정론,정필.의 대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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