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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자협회 창립 56년 국내 유일 기자 직능 단체

김동훈 회장 ‘기자의 곧은 한 필이 나라 강국 만들어’
정은경 질본부장, 코로나 사태 후 첫 외빈으로 기자협회 접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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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라는 두 글자에는 엄청난 힘이 실려있다. 기자의 정신이 곧고 정직하면 나라의 위상이 굳건해지고, 기자의 정신이 부패하면 나라의 발전은 낙후된다. 그들은 때로는 피해자 때로는 가해자 입장의 중립된 위치에서 목숨 바칠 각오로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국내는 물론 지구촌 곳곳을 발로 뛰며 25시간이 모자란다. 그런 기자들이 회원으로 있는 곳이 바로 창립 56년 역사와 전통과 신뢰를 받는 한국기자협회다. KBS, MBC 등 공중파 방송, ··동을 비롯한 중앙일간지 및 전국의 신문·방송·통신사 소속 현직 기자들 1만여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에 언론특집 편을 기획하고 첫 번째 순서로 한국기자협회를 선정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한 줄의 진실을 찾는 현장에 대한 궁금증이 크다. 프레스센터 13층 한국기자협회를 찾아 김동훈 회장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한국기자협회 김동훈 회장(오른쪽)과 인터뷰하는 김원모 본지 발행인


코로나19 상황에서 다시 가다듬어야 할 기자정신

김동훈 회장은 202011, 47대 신임회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1995년 한겨레신문에 입사하여 기동취재팀, 정당팀, 법조팀 등을 거쳤다. 한겨레 기자협회 지회장, 한국기자협회 부회장, 이달의 기자상 심사위원, 전국언론노조 정책실장 및 수석부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한국기자협회를 이끌며 기자로서 본연의 임무도 충실히 수행하느라 하루 24시간이 모자란 가운데 최근 감염병 보도준칙 제정과 호소문을 발표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사회가 분열되는 현상이 심화될수록 기자들은 냉철한 이성으로 올바른 취재문화와 언론보도에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언론의 최종 목표인 사실보도와 공정보도에 충실하기 위해 기자들 스스로 다시 한번 기자 정신을 되새기고 잘 대처했다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코로나 사태 이후 외빈을 접견한 것은 기자협회가 처음이라고 전했다. 당시 이야기와 함께 인터뷰가 시작됐다. 이야기 도중에도 걸려오는 전화와 찾는 손님들이 많았다. 언론의 큰 기둥으로서 얼마나 많은 활동과 소신을 펼치고 있는지 엿보였다.

 

지난 5월 8일 정은경 질병관리 본부장이 감몀병 보도준칙 제정과 관련해 김동훈 한국기자협회 회장을 만나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한국기자협회는 어떤 단체인가? (간단한 역사와 조직 구성, 주요 사업 등)

한국기자협회는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KBS, MBC 등 전국의 신문·방송·통신사 소속 현직 기자들 1만여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56년 역사의 대한민국 최대 언론단체입니다. 1964817일 당시 박정희 군사정권이 추진하던 비민주적 악법인 언론윤리위원회법저지를 위한 투쟁의 구심체로 언론자유 수호를 기치로 내걸고 창립됐습니다. 언론자유 수호, 기자 자질향상, 기자 권익옹호, 조국의 평화통일, 국제교류 강화 등 5대 강령을 표방하며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1971년 자유언론 수호를 위한 행동강령 제정을 시작으로 1973년 언론자유 수호결의, 1974년 자유언론 실천선언을 잇따라 채택하며 정권의 언론 탄압에 분연히 맞서 싸우는 과정에서 많은 언론인들이 탄압과 고문을 받고 투옥·희생되는 등 엄청난 고초를 겪었습니다.

권력의 탄압과 자본의 회유에 맞서 언론자유를 수호하는데 앞장서 온 한국기자협회의 노력은 이제 기자들의 자질향상, 권익옹호, 자정운동, 언론개혁, 그리고 뉴미디어시대의 저널리즘 발전을 위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21대 국회 언론인 출신 24  

다선의원 9명 더불어민주당 이낙연(동아일보), 박병석(중앙일보), 노웅래(MBC), 박광온(MBC), 김종민(시사저널), 김영호(국민일보), 미래통합당 정진석(한국일보), 박대출(서울신문), 무소속 이용호(경향신문) 의원

 

초선의원은 15명 민주당·시민당 고민정(KBS), 민형배(전남일보), 박성준(JTBC), 양기대(동아일보), 윤영찬(동아일보), 정필모(KBS), 한준호(MBC), 허종식(한겨레신문) 당선인 등 8

통합당·한국당에서는 김은혜(MBC·MBN), 배현진(MBC), 안병길(부산일보), 윤두현(YTN), 정찬민(중앙일보), 조수진(동아일보), 최형두(문화일보) 7

 

21대 새로운 국회가 열렸다. 언론현안이 산적한데 기자협회에서 역점을 두고 있는 언론정책은 무엇인가? 또 어떻게 추진할 계획인가? 

최근 이낙연 전 국무총리(동아일보 출신), 박병석 국회의장(중앙일보 출신), 정진석 국회부의장 내정자(한국일보 출신) 등 언론인 출신 21대 국회의원 15명과 한국기자협회 임원진이 국회에서 오찬 간담회를 갖고 언론계 현안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나눴습니다.

언론의 신뢰가 계속 추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우리 현업 기자들부터 언론의 공공성과 공적 책무를 다하겠습니다. 그 전제 위에서 국회와 함께 꼭 추진해야 할 과제는 지역언론들의 사활이 걸린 지역신문발전지원 특별법의 일반법 전환, 정권이 바뀔 때마다 홍역을 치르고 있는 공영방송의 지배구조를 지혜롭게 개선할 수 있는 방안, 연합뉴스·YTN·서울신문·TBS 등 공적 소유 미디어의 독립성 확보와 공공성 강화, 민영방송사의 경영 자율성과 투명성을 확보할 법적 방안 모색, 해직언론인들의 명예 회복을 위한 특별법 제정, 김영란법 적용 대상 직업군 중에 유일하게 연금이 없는 직군인 기자들을 위한 기자 연금법도입 등입니다.

 

김동훈 회장 임기 첫 해인 올해 13년 만에 기자의 날을 부활했다, ‘기자의 날은 언제 제정된 것이고, 무슨 이유로 520일 제정이 됐는지, 또 앞으로 어떻게 계승발전 되어야 하나? 

1980년 당시 전두환 신군부는 김태홍 당시 한국기자협회 회장을 비롯해 기자협회 부회장, 감사 등 간부들을 연행했고 <기자협회보>12개월간 폐간당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권력을 잡은 신군부의 언론 장악은 언론인 대량 해직로 이어졌습니다. 정부가 직접 정화 대상자로 선정한 298, 언론사주가 선정한 635명을 비롯해 언론통폐합으로 300여명이 추가로 해직의 아픔을 겪었습니다.

한국기자협회는 이 과정에서 전두환 신군부가 광주에서 민주시민을 학살하는데 항의하고 언론민주화를 위한 검열 및 제작 거부 투쟁에 돌입했던 1980520일의 기자 정신을 기리기 위해 매년 520일을 기자의 날로 공식 제정했습니다. 연합뉴스 정일용 통일언론연구소장이 한국기자협회장으로 취임중이었던 20062월의 일입니다. <언론자유와 기자의 날>이라는 책도 발간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2006년과 2007년 두 해 동안만 1회와 2회 행사를 치렀고, 그 이후 기자의 날은 유명무실해졌습니다. 이렇듯 의미있는 날을 우리 스스로 챙기지 못하다가 마침내 이번에 제15회 기자의 날 기념식으로 기자의 날을 부활시켰습니다.

아울러 기자의 혼상도 부활됐습니다. ‘기자의 혼수상자는 제1회 리영희 선생님, 2회 동아투위와 80년 해직언론인협의회(공동 수상)에 이이 이번 제15회 수상자는 1980년 당시 한국기자협회 회장으로 재직하면서 수배, 고문, 투옥 등 온갖 고초를 겪으신 고 김태홍 선배님을 선정했습니다.

 


회원들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협회 행사로 이달의 기자상한국기자상제도로 알고 있다. 기자상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알려달라? 

1967년 제정된 한국기자상은 올해로 53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한국의 퓰리처상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전국 1만여 회원을 대상으로 그 해에 보도된 기사 중 가장 뛰어난 기사를 가려내 수여하는 상입니다.

이달의 기자상은 19909월 제정돼 지금까지 357회까지 수상자를 배출했고, 올해 9월이면 딱 30년을 맞게 됩니다. 그 달에 보도된 기사 중 가장 뛰어난 기사를 가려내 매달 수여하는 상인데, 언론 보도에 대해 매달 수상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것으로 기자 사회에 적극적이고 긍정적 자극을 제공하는 촉매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은 그해 한국기자상 수상작 후보로 자동 추천됩니다.

기자상 출품작은 매달 70~100여건에 달할 정도로 호응이 높고, 언론계를 비롯해 학계, 법조계, 시민단체 등 18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이 치열한 토론을 벌여 수상작을 결정하고 있습니다.

 

김동훈 회장께서 임기중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 

기자들 피부에 와 닿는 현안 중 하나가 기자 연금법 제정입니다. 저는 김영란법을 찬성하는 사람 중 하나지만, 김영란법을 적용받는 여러 직업군 중에서 예를 들어 공무원이나 교사는 연금이 있잖아요. 그러나 기자들에겐 법을 짊어질 의무는 있지만, 거기에 따른 권리나 혜택은 전혀 없습니다. 그래서 기자 연금은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구체적인 방법으로 언론사마다 퇴직 충당금이 있는데 그걸 기자 연금의 기초단계로 삼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는 언론과 기자에 대한 신뢰 회복입니다. 가짜뉴스 문제도 기성 매체의 잘못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여전히 어처구니없는 오보도 많고, 공영방송은 정권에 따라 보도의 굴곡이 심하고 부끄러운 보도를 많이 했습니다. 결국 기성 매체부터 반성해야 합니다.

언론이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는 세월호 유족 분들께 사과하는 것이 가장 먼저라고 생각했고, 기자협회 취재윤리강령과 5대 강령을 위배한 행위나 기사를 낸 경우 거기에 맞춰 점검과 징계를 제대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가짜뉴스를 양산하고 기자답지 못한 행동을 한 것은 아닌지 더 엄중한 잣대로 일상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감염병 보도준칙 제정 등 코로나19 상황에서 취재 문화와 언론보도에서 선제적으로 잘 대처했다는 평이 높다. 감염병 보도준칙 제정과 호소문 발표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코로나 발병 초기 언론보도가 지나치게 공포를 유발하는 등 매우 선정적이고 자극적으로 흘러갔습니다. 기자협회가 제정한 재난보도 준칙이 있는데, 기자협회 회원사와 회원들에게 준칙을 지켜달라고 공문을 두 번이나 내려보냈지만 여전히 잘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특히 4.15 총선을 앞두고 코로나19에 대한 정부 대처를 정파적으로 보도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기자 확진자가 나오지 않길 간절한 심경으로 기원했지만 33일 대구에서 기자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잠자리에 누웠는데 머리가 복잡했습니다. 그때 불현 듯 호소문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코로나19로 사회가 분열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 기자들은 냉철한 이성으로 국난 극복에 힘을 쏟아야 한다. 국론 분열을 선동하는 보도, 인권 침해 및 사회적 혐오·불안 조성 등과 과도한 공포를 유발할 수 있는 자극적 보도 등을 자제해 달라는 호소였습니다.

아울러 재난 보도준칙으로는 모두 담을 수 없었던 감염병 보도준칙을 두달여 작업 끝에 지난 428일 완성했습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고마움 전해왔고, 저도 질본의 노고에 감사의 마음을 전할 겸 질본을 방문해 정 본부장과 약 40분 동안 환담을 나눴습니다. 정 본부장이 코로나 사태 이후 외빈을 접견한 것은 기자협회가 처음이라고 합니다. 지금도 질병관리본부는 브리핑할 때마다 보도자료에 이 준칙을 첨부해서 기자들에게 배포하고 있습니다.

 

올해 하반기 기자협회보 지령 2,000호가 발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의미를 부여하고 싶은지 알려달라

기자협회보는 19641110일 창간된 우리나라 최초의 저널리즘 비평 전문지입니다. 기자협회 회원들의 권익 옹호와 함께 한국 언론 전반에 대한 비판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기자협회보는 창립 초기 월간으로 발간되다가 주간으로 전환됐고, 1999년 역사적인 지령 1000호를 맞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을 인터뷰했고, 기자협회 임원진이 청와대를 방문해 김 대통령과 환담도 나눴습니다.

기자협회보는 오는 923일 지령 2000호를 발행합니다. 이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 인터뷰, 기자협회 임원진의 청와대 방문, 당일 저녁 2000호 기념식 등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협회 임직원들과 세월호 유족들에 대해 사과를 했다고 들었다. 사과를 하게 된 배경을 알려달라. 

기레기라는 말이 일반화 된 게 2014년 세월호 참사부터입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일부 언론이 유족들에게 큰 분노와 상처를 줬던 건 사실입니다. 이에 대해 우리나라의 기자를 대표하는 사람이 단 한 번이라도 사과다운 사과를 한 적이 없었습니다. 제가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 시절이던 20154, 언론노조 임원들과 함께 찾아가 유족들에게 사과한 적은 있지만, 당시 구성원들은 기자만 있었던 게 아니라 PD, 아나운서, 엔지니어, 경영직 등이었습니다. 언론노조 조합원 중에는 기자만 있는 게 아니라 기자 대표가 아니었습니다.

따라서 저를 비롯한 기자협회 임원진은 세월호 6주기를 사흘 앞둔  413일 경기도 안산을 찾아가서 유족들에게 머리숙여 사과했습니다. 그것이 기자들 신뢰 회복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5.184.3에 대해 사과를 하셨잖아요. 그것은 대통령이 가해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정부를 대표하는 사람이기 때문이죠. 저도 기자 대표로서 사과한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한국기자협회장으로 독자들에게 한말씀 해달라. 

포부도 많고 계획도 많지만 갈길이 머네요. 이제 2년 임기의 4분의 1(6개월)을 지나고 있는데 조금 지친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제 일정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사람들 만나는 일입니다. 그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으면서 정책에 반영하고 실행해 나가고, 법과 제도를 바꾸고 그게 밑바탕이 되어야 기자 사회도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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