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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면 전문 명인박물관 이무웅 관장

독보적인 탈 수집가 이무웅 관장에게 듣는 탈의 민속학

이무웅 관장은 20여년 전 개인 컬렉션으로 출발하여 오늘날 아시아 최초 세계의 가면 1,500점을 소장한 명인박물관을 2008년 개관하였고, 탈 수집에만 40년 가까이 종사하고 있다. 그동안 고려대학교 박물관, 동아대학교 석당박물관에서 MASK 특별전 개최 때 특별 전시 요청을 받았다. 이로써 명인박물관의 가면은 개인이 아닌 대학의 명예를 건 전시회를 통해 역사성과 전통성을 계승하는 하나의 문화적 유물로서 뿐만 아니라 학술적 가치를 객관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운명처럼 만난 아프리카 탈과의 인연

한국박물관협회 이사이기도 한 이무웅 관장은 젊은 시절 방송인에서 다시 사업가로 변신했다. 평소 미술 분야에 관심이 많아 그림 수집 매력에 빠져 있던 어느 날, 유럽 출장 중 주말에 잠시 들른 벼룩시장에서 우연히 아프리카 탈을 보게 되었다. 엄청 좋아 보여 몇 개를 사서 호텔로 돌아와 고미술적 눈으로 보면서 물건은 좋은데 제작 연대가 어떻게 되는지 궁금했다. 그때 전문적으로 탈에 얽힌 역사와 문화 그리고 미술사적으로 접근하면서 탈을 사기 시작한 것이 탈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였다.


수집 과정에서 이런 일도 있었다. 90년대 초반, 마음에 드는 탈 하나를 5백만원에 구매했다. 당시 2층 양옥집 한 채 가격에 달하는 거금이었지만, 주저하지 않을 정도로 그의 열의는 대단했다. 좀 더 큰 관심을 두고 아프리카 현지 원주민을 찾아가 그들이 가진 전통탈을 조사했으나 언어와 안전상의 이유로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그 후 파리, 브뤼셀 등 유럽을 비롯해 세계 30개 나라를 동분서주했다. 부탄에서 마을 이장을 만나 설득 끝에 탈을 구하고, 키리키스탄 이시쿨 근처에 있는 선사시대 암각화 밭을 가기위해 강을 건너서 탈과 선사시대의 모습을 비교 연구하였으며, 일본 큐슈에서 구입한 350년 정도 된 탈은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탈로 중앙일보에 공식적으로 보도되기도 했다.


이무웅 관장은 탈은 인간을 위해서 존재한다라며 이유는 귀신을 막아주고, 액운을 쫒아내고, 사냥할 때 쓰는 동물 가면은 동물과 교감을 나눠 그 동물이 도망가지 않게 하고, 성인식 가면은 부족을 위한 것이다고 말했다. 탈은 그에게 있어 식구같은 존재다. 그러나 그의 가족들은 그 돈으로 땅을 샀으면 재벌이 되었을 거라고 말하기도 했다. 땅 대신 지구촌 시대에 걸맞은 국제성을 갖춘 명인박물관이 탄생했다.

 

마스크() 전문박물관으로 세계 학자들이 인정

명인박물관의 명의는 무슨 뜻일까. 한자로는 이름 명, 사람 인으로 그 속에는 부처님, 예수그리스도, 공자, 우리네 어버이의 얼굴 모습이기도 하며 그들은 하늘과 땅에서 영광과 고난을 함께하며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악귀를 물리치고 병을 막아주고 풍농을 기원하고 죽은 영혼을 달래던 모습을 담고 있다고 한다.


명인박물관은 20여년 전 개인컬렉션으로 출발하여 20083월에 정식으로 개관하였으며 처음 300점으로 시작하여 오늘날 1,500점에 이르고 있다. 모든 전시 유물들은 고려대박물관장 전경욱 교수를 비롯한 관련 민속학자들의 자문을 통해 고증이 확실하고 인정받는 지구촌 탈들이며 연대는 18~19세기의 것들이다. 한국, 중국, 일본,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티벳, 네팔, 인도 등 그중 아프리카 탈이 600점에 이를 정도로 유독 많다. 이유는 미술사적으로 설명했다. “인본주의적 아름다움, 원근법, 명암법, 양감 등의 카테고리를 끊어내자는 메스운동 이후 등장한 세잔, 피카소, 몬드리안, 브라크 등 그들의 작품을 살펴보면 현대 미술의 기초는 초현실적 예술혼을 담고 있는 아프리카 탈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고 말했다. 실제로 브라크가 그린 여자의 얼굴, 피카소의 그림 아비뇽의 처녀들, 모딜리아니의 조각, 우리나라 김종영의 조각과 권옥연 그림 속에는 모두 아프리카의 가면에서 영감을 받아 추상적이고 기하학적인 작품으로 독창성을 드러낸다.

 

명인박물관 전시 작품들을 둘러보니 실로 다양한 뜻을 품고 있었다. 한 가면의 얼굴 모습에는 산과 강을 그려 넣어 자연을 담고, 모자상은 아기가 엄마의 젖을 자기 입으로 끌어당겨 먹는 모습에서 초현실적인 것을 담고, 솟대 위에 높이 올라앉은 얼굴 모습은 망자의 영혼이 하늘에 있다는 뜻을 담고, 의자를 머리 위로 높이 받든 사람의 모습은 정성을 다하겠다는 뜻을 담고, 남자의 성기 모습이 짧아진 조각은 신부가 들어올 때 조금씩 잘라서 갖고 들어왔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외 불교미술, 무속화와 인물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조각 등 다양한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고가의 예술품 소장은 국제적 문화 위상과도 연관돼

미술계에서 그림은 진품인지 모조품인지 감정을 의뢰한다. 그런데 이상한 일도 있었다. 작가가 자신의 작품이 맞는다며 진품이라고 말하는데 아니라고 판명하는 웃지 못할 일이 보도되기도 했다.

 

이무웅 관장은 그림 감정에 대해 절대자란 게 있습니다. 절대자란 예를 들면, 박수근 그림, 불화 등 그 분야에 대해 가장 잘 아는 것을 뜻합니다라며 예술이란 주관적인 생각이 아니라 사회 통념적으로 객관성을 확보해야 합니다고 말했다. 그림은 지나간 한 때는 국전에서 어떤 상을 탔는지에 따라 기준을 삼기도 했는데 탈의 기준은 무엇일까. 그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동아시아 전통연희 연구의 대학자인 고려대박물관장 전경욱 교수와 권위 있는 학자들에게 자문을 구했다.


명인박물관 개관 당시 그동안 수집한 총 500점 가운데 고증이 불확실한 200여점이 탈락하고 300점으로 시작하게 된 연유는 학자들의 객관적 검증을 거쳤기 때문이다. 세계 미술 경매시장에서 탈이 차지하는 위치는 어떨까. 크리스티&소더비 경매에서 아프리카 탈 하나가 70억에 낙찰되었다고 한다. 보통은 30~40억원에 거래가 되는 경우가 많다. 명인박물관에는 몇 십억에 경매된 것과 비슷하면서도 더욱 우수해 보이는 아프리카 탈이 여럿 있다라는 평도 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알아주고 국보를 소장한 고려대학교 박물관, 동아대학교 박물관에서 특별 요청을 받아 전시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객관성은 증명되었으니 전통성을 가진 진품인지 시장에서 거래되는 민예품인지 왈가왈부할 필요가 없지 않은가. 고려대 박물관장 전경욱 교수와 부산 동아대학교 석당박물관 학예연구사 지강이 박사의 기고를 게재한다.

 

탈 전승문화 보존의 의의

사람이나 동물의 얼굴 모양을 만들어 그것을 얼굴에 써서 분장에 사용하는 것을 가면이라고 하는데 우리말로는 광대, 초라니, , 탈박, 탈바가지라고 부른다. 인류의 가면 문화는 수천 년 전의 유물에서부터 확인할 수 있으며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아메리카, 오세아니아, 멜라네시아 등 세계 여러 지역과 민족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난다.


다만 이슬람교의 코란은 인간이나 동물의 형상을 꾸며서 상연하는 것을 금지하기 때문에 아라비아, 북동아프리카, 발칸을 포함하는 근동 지역에서는 가면을 사용할 수 없다. 가면에는 각 민족 고유의 종교적 세계관, 신화와 민담, 역사적 사실 등 다양한 사상과 이야기가 녹아 있는 문화적 상징물이다.


명인박물관은 가면에 대한 관심이 생기도록 저변 확대와 예술적 성과를 내는데 꾸준히 의미 있는 역할을 다하고 있다. 이무웅 관장은 박물관 유물의 정의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했다. “탈이란 샤머니즘적 요소로 인해 사용 후 태워버렸습니다. 필요하면 전통 장인이 다시 만들었죠. 그래서 박물관 유물로 인정받는 탈은 그 나라 그 부족이 실제 사용했던 전통 유물을 기준으로 하며 연대는 가능하면 100년 이상 역사가 있어야 합니다고 말했다. 그리고 파리 케브랑리 박물관은 전 세계의 원시미술 및 민속예술, 탈과 관련한 전시를 통해 인류의 다양한 문화를 엿볼 수 있어 많은 사람이 찾는 것처럼 우리나라도 그런 인류학적 문명사적 박물관이 좀 더 확대되기를 바랬다.


한편, 전통탈에는 민족의 정신이 들어있는데, 이탈리아의 유희문화가 배어있는 탈은 놀이문화여서, 우리나라 인사동 거리에서 보는 탈은 관광용 민예품이므로 전통탈과는 구분 지어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60대 나이에 동국대학교 대학원에서 불교미술을 전공한 학자이기도 하다. 박물관에 들어서면 맨 먼저 명인들을 향해 합장으로 인사를 올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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