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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 칼럼 <불면증(不眠症)도 병이다>

 












김영섭 원장

백운당한의원

 

동양철학이나 한의학에서는 사람의 몸을 두고 흔히 소우주라고 이야기한다. 이것은 천체의 흐름과 지기의 운행이 사람의 몸과 무관치 않다고 생각한 것에서 시작되었고 실제로 우리인체의 구조를 살펴보면 우주의 오묘한 운행만큼이나 신비스러운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해가 뜨고, 해가 지고 계절이 바뀌듯이 우리의 인체도 자연의 변화에 맞게 적응해 나가야 하는 것이 순리 인 것이다. 때문에 배가 고프면 밥을 먹어야 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 병이 생기게 되듯이 역시 일정시간동안 잠들지 못하면 인체의 생체리듬과 균형이 깨어져 건강에 심각한 이상을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과거에는 사실 불면증을 질환으로 인식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한 번이라도 불면으로 잠 못 들어 고생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 고통스러움을 충분히 알 것이다.

 

때문에 근래에 이르러는 불면증도 하나의 질환으로 보고 체계적인 치료를 하고 있으며 정신과 질환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불면증은 말 그대로 잠을 못 자는 증세를 말하지만 여러 가지의 증상으로 나눈다. 아주 짧은 시간밖에 잠을 자지 못하는 경우와 잠들기가 어려운 경우, 그리고 잠자는 도중에 자주 잠이 깨는 경우, 또 깊이 잠들지 못하여 자고 나도 잠을 잔 것 같지가 않아 항상 머리가 맑지 못한 경우 등이다.

 

만일 일시적인 경우라면 간단하게 수면 유도제 등의 약물을 투여할 수 도 있지만 지속적인 불면의 경우 자칫 습관성이 되어버릴 경우도 있을 뿐 아니라 수면제의 과량복용으로 인하여 인체에 해를 끼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지속적인 불면증세가 있을 때는 전문의를 찾아 정확하게 원인을 파악하여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 연구된 바에 의하면 불면증의 원인은 크게 일시적 불면과 지속적 불면으로 나누는데 일시적인 경우는 소음 등으로 인한 외부의 자극을 예로 들 수 있고, 심리적으로 불안하다든가 흥분상태 또는 고민 등으로 인한 신경성인 경우 그리고 배가 심하게 고프다든가 통증이 심하든가 요의(尿意)를 심하게 느낄 때 등 생리적인 경우와 기타 잠자리의 이동, 음주 등의 경우가 있다.

 

습관적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지속적인 불면증의 경우 신체적 질환 즉 궤양이나 충치, 종양, 외상 등의 통증으로 인하여 잠을 잘 수 없거나, 너무 많은 생각 때문에 일어나는 수도 있는데 이 경우는 생각을 주관하는 비()의 기능이 상하거나, 정신을 주관하는 심()이 상하여 혈()을 소모시켜 결과적으로 혈 부족의 상태를 일으키게 되어 불안을 초래하여 불면을 일으키게 된다.

 

출산 후의 임산부나 병후의 노약자들이 이 경우 속할 수 있다. 또 지나친 거나 무절제한 성생활로 인하여 신()이 상하여 신수(腎水)가 부족하게 되고 따라서 신화(腎火)가 상충하여 심화(心火)를 지나치게 왕성하게 하므로 정신이 안정되지 못할 경우 불면을 초래하게 된다.


이밖에도 심()과 담()이 허할 경우 쉽게 놀라고 두려움에 사로잡히게 되어 가슴이 두근거리고 머리가 어지럽고 정서적인 불안과 정신적인 질환을 유발하게 되므로 잠을 못 이루는 수가 있다. 이밖에 음식물이 체하거나 소화가 잘 되지 않고 위()에 부담을 가질 경우 불면증에 시달리는 경우도 있다.

 

불면증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원인파악이 중요하다. 그리고 숙면을 방해하는 요소를 제거 해 주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자세이며 조용한 환경과 불을 꺼서 어둡게 해주고, 깨끗한 환경을 조성하도록 해야 한다.

 

발과 등을 따뜻하게 하고 머리와 가슴은 조금 시원하게 하며, 또 잠들기 전에는 자극성이 있는 음식이나 커피·홍차 등 각성성분이 있는 음료를 피하고 피곤할 경우는 오히려 가볍게 운동을 하고 미지근한 물로 목욕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하겠다.

 

그리고 억지로 잠을 청하는 것 보다 힘들더라도 자연스러운 취침을 유도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컨대 생각은 또 생각을 낳게 되기 때문에 차라리 독서를 하는 등 취침의 강박관념으로부터 벗어나도록 해야 한다.

 

H씨는 지방에서 태어나 그곳 중학을 졸업하고 서울로 올라와서 명문고등학교에 입학하여 양친의 슬하를 떠나 기숙사에 들어 있었다. 한창 객기를 자랑하던 때라 기숙사의 선배들이 신입생에게 기강을 잡는다는 미명 하에 수면 중의 신입생 몇 명을 시범 삼아 이불 째로 2층 밖으로 던져버리는 관습이 있었다. H씨가 불행하게도 그 피해를 입은 것이다. 그러한 일은 생활이 윤택한 가정에서 태어나 대체로 고통을 모르고 자란 그에게는 충격이 컸다.

 

밤이 되면 그때의 공포 때문에 불면증이 되어 완전히 신경쇠약까지 되어 볼품없이 야위어 축 늘어져 결국 양친에게로 되돌아가고만 것이다. 그 후 불면증증세가 점차 악화되어 자택의 2층에 거처한 그는 모친 이외는 말도 하지 않았으며 창은 모두 검은 커튼으로 빛을 차단하고 여러 가지 수면제를 계속 복용하여 중독증이 되었다.

 

혹시 뇌신경이 상해서 미친 것이 아닌가 하는 점과 수면제의 중독으로 바보가 되지 않을까 하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두려움에 떨며 한탄과 공포에 사로잡혀 손 쓸 수가 없을 정도였다.

 

2년 가까이 방에 틀어박혀 있어서 머리와 수염은 멋대로 자랐고 목욕은 한 번도 하지 않아 완전히 폐인과 같은 비참한 몰골이었다. 의심이 많아 의사를 믿으려하지 않고 진찰 역시 거부하고 진맥도 한사코 거부했다.

 

처음 왕진했을 때는 종이에 질문을 몇 구절 적어서 필자에게 건네주며 면담에 응하지 않고 대답만을 요구했다. 다행히도 필자의 해답이 만족했던지 진찰을 받겠다고 하였다. 영양상태는 형편이 없고 창백한 얼굴 힘없는 맥에 복부는 심하에서 배꼽아래까지 긴장되어있고 펄떡펄떡 뛰었다. 간헐적인 두통에 때로는 얼굴이 상기되고 잠깐 눈을 붙일 때는 꿈이 많았다. 다행이 대변은 약간 변비가 있을 뿐 소변에는 변함이 없다.

 

유취방광의(類聚方廣義)간담(肝膽)의 기울(氣鬱) 광증(狂症), 흉복동심(胸腹動甚), 경구인피(驚懼人避), 독어(獨語), 주야(晝夜) 잠들지 못하여 또는 죽기를 원하고 편안히 있지 못하는 자를 치료한다. , 간증(癎症), 시시한열교작 울울비수(時時寒熱交作 鬱鬱悲愁), 다소침(多少寢) 또는 사람과 접촉함을 싫어하고 암실에 거쳐하여 거의 폐병과 같은 자를 치료한다라고 하였음에, 필자가 애용하던 처방을 서슴없이 투여한 결과 효과가 나타났다 안 나타났다 하기는 했지만 점차 경쾌 되는 조짐이 보였다.

 

회복제와 겸용하고부터 눈에 띄게 좋아져 2층의 검은 커튼을 걷고 아래층으로 내려와 집안 식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등 건강마저 돌아왔다. 신경쇠약 증세와 불면증을 깨끗이 치료한 것이다. 원인을 찾아 근본을 치료해 들어가는 점에서 한방치료가 효과를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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