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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전시/도서

시각장애인도 지휘를 보고 연주한다?

‘버즈비트 프로젝트’ 영국 브리스틀에서 첫발을 내디뎌

시각장애인은 문자 그대로 시각을 상실한 사람이다. 시각이 상실된 대신 청각과 촉각이 민감해 음악가로 활동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그러나 솔리스트나 시각장애인만으로 구성된 앙상블에서 활동하는 경우가 대부분. 비장애인과 함께하는 합주 활동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도미넌트 에이전시는 시각장애인이 지휘를 인지할 수 있는 장치 버즈비트’(진동으로 지휘자의 움직임을 인지하게 만드는 장치)를 개발, 시각장애인 연주자의 예술적 확장의 기회를 꿈꾸고 있다.

 

115~8일 테스트를 거쳐 119일 영국 브리스틀에 위치한 공연장 '세인트조지'에서 진행되는 공연 시각화된 소리를 위한 진동(Vibration for Visualized Sound)’에서는 버즈 비트를 통해 시각장애인 연주자들이 처음으로 지휘를 실시간으로 느끼며 연주하는 기회를 가질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시각장애 연주자는 인이어 메트로놈혹은 지휘자의 구음으로 합주를 진행하지만, 이는 연주자의 음악적 집중도를 떨어트리고, 음악 감상에 있어 방해 요인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하지만 도미넌트 에이전시가 기획하고 영국 민간기업 휴먼 인스트루먼츠(Human Instruments)가 개발한 장치인 버즈 비트(Buzz Beat)는 이러한 한계를 뛰어넘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버즈비트는 지휘자의 움직임을 무선신호로 연주자가 착용하고 있는 수신기에 전달하는 장치이다. 시각장애인들이 단순히 메트로놈을 통해 박자를 맞추는 단계에서, 지휘자의 음악적 해석을 연주자가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반응하게 만듦으로써 예술가로서의 음악적 가능성을 확장 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각장애인 마림비스트 전경호의 제안으로 시작된 이번 프로젝트는 올해 초 개발자 바하칸 마토시안을 만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시작했다. 이번 공연은 시제품 단계에 있는 버즈비트를 직접 지휘자와 예술가들이 착용하고 공연함으로써 버즈비트의 성능을 확인하고 보완점을 찾아 나가는 기점이 될 것이다.

 

이번 영국 브리스틀의 공연에 또 다른 공신은 찰스 헤이즐우드다. 영국 최초의 전문 장애인 앙상블 브리티시 파라 오케스트라(The British Paraorchestra & Friends)를 조직한 그는 이번 공연에 브리티시 파라 오케스트라와 함께 지휘자로 참여한다. 2005년 베를린 국제영화제 황금곰상을 받은 '유 카르멘 에카옐리차'의 걸출한 음악감독이기도 한 찰스 헤이즐우드는 국내에는 LG아트센터의 기획공연이었던 니하이 씨어터의 뮤지컬 <데드독>의 작곡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시각화된 소리를 위한 진동에서는 13명의 연주자에 맞춰 편곡된 베토벤 교향곡 5번과 이 공연을 위해 작곡된 아리랑 판타지 for VVS’를 연주할 예정이다. 2번의 독주회와 협연 등으로 주목받고 있는 마림비스트 전경호뿐 아니라 2018 평창 동계 패럴림픽 폐막 공연 연주로 화제를 모은 피아니스트 김예지, 트럼페터 강재현, 트럼보니스트 원희승, 바이올리니스트 이보라가 참여하며, 영국에서는 브리티시 파라 오케스트라에서 활동 중인 3명의 시각장애인 연주자와 4명의 비장애인 연주자들이 함께한다. 시각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한자리에 모여 만들어내는 하모니는 기술적 진보 그 이상의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국제교류 차원에서의 공연이 아니다.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허물고, 시각장애인 예술가들의 예술적 스펙트럼을 확장하는 첫발이 될 것이다. 도미넌트 에이전시는 버즈 비트를 활용한 공연을 마치고 기술적인 보완과 함께 2019년 한국 공연도 추진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음악에서 시작해 시각장애인들의 활동영역 자체를 확장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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