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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전시/도서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리뷰

신이 되려했던 인간과 인간이 되려했던 피조물의 이야기

한 달 동안 지속되던 폭염과 열대야가 잠시 고개를 숙이던 820일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을 보기위해 한남동 블루스퀘어를 찾았다.

 

캐스팅은 빅터 프랑켄슈타인 역에 민우혁, 앙리 뒤프레 역에 카이, 엘렌 역에 박혜나, 줄리아 역에 안시하, 슈테판역에 이희정, 룽게 역에 김대종이었다. 거의 꽉 찬 관객석에 요즘 대세 뮤지컬배우인 민우혁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완성도 높은 국내창작뮤지컬

뮤지컬 프랑켄슈타인1818년 출간된 메리 셸리의 소설 <프랑켄슈타인>을 원작으로 했지만 100% 국내제작진에 의해 만들어진 국내창작 뮤지컬로 2014년 초연이후 2016년에 재연, 2018년 올해 삼연째 공연이다. 삼연답게 더욱 탄탄해진 극본과 웅장한 음악, 첨단 CG의 무대배경등에서 고루 완성도를 더했다.

 

이 작품의 배경은 19세기 유럽으로 나폴레옹 전쟁 중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죽지 않는 군인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다. 그러던 중 신체 접합술에 능통한 의사 앙리 뒤프레를 만난다. 앙리는 빅터의 꿈과 신념에 크게 감명 받아 빅터의 실험에 동참한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사고로 빅터는 살인을 저지르게 되고 앙리는 빅터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기로 결심한다. 빅터가 연구를 계속하길 원하기 때문이다. 감옥에 간 앙리는 빅터를 대신해 사형 선고를 받아 죽고, 그 후 빅터는 완성된 피조물에 앙리의 얼굴을 붙인다. 빅터의 평생을 바친 연구로 탄생한 이 피조물(앙리)은 그러나 빅터의 예상과 달리 거칠고 경계심 많은 '괴물'에 가까웠다.

 

피조물은 생명을 얻은 직후 빅터의 연구실을 탈출했고 인간 세상에서 3년 동안 방황하며 인간이 되고자 노력한다. 하지만 인간들의 세상은 그에게 잔혹하기만 했다. 특히 격투장에 끌려가 비열한 격투장 여주인 에바에게 짐승만도 못한 취급을 받으며 이용당하면서 피조물은 인간에 대한 증오와 복수심에 가득 차게 된다. 3년 후 완전히 괴물이 된 피조물은 연인 줄리아와 결혼을 앞둔 빅터 앞에 나타난다.

 

그리고 자신을 탄생시켜 고독한 괴물로 살아갈 수밖에 없게끔 만든 창조주인 빅터에게 복수를 시작한다.

 

색다른 12역의 연기

빅터로부터 도망친 괴물이 홀로 세상에 나가 겪었던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서 12역이라는 새로운 시도가 전개되었다. 사전정보가 없었다면 12역인지 모를 정도로 반전캐릭터였다.

 

빅터와 늘 빅터편이던 누나 엘렌은 2막에서 잔인하고 속물적인 이미지의 격투장 주인 부부로 변신해 창조주에게 버림받은 괴물을 학대하고 괴롭히는 인간들의 잔인함을 나타냈다. 2막의 색다름은 음악에서도 느낄 수 있었는데 팝, 펑크, 레게, 록 등 다양한 장르를 활용해 관객에게 듣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기자 후기

웃음도 있고 눈물도 있는 관람시간이었다. 어린 시절 엄마의 죽음에 대한 충격으로 생명을 살리는 공부와 실험이 시작되어 친한 친구 앙리의 얼굴로 괴물을 탄생시킨 빅터와 친구를 위해 목숨을 희생했지만 자신의 목표를 위해 미리 계획된 것이라는 오해와 잔인하고 이기적인 인간들에 대한 분노를 가진 괴물이 된 친구 앙리, 이 두톱 남자주연인 민우혁과 카이의 멋진 노래와 연기가 아니면 느낄 수 없는 감동이었다.

 

마지막에 인간의 가장 큰 괴로움은 외로움이라는 것을 안 괴물의 빅터를 향한 복수가 왠지 공감이 가고 안타까웠다. 겉으로 보이는 다친 상처만이 아니라 마음으로 받은 상처가 겉으로 나타난다면 어떨까 문득 생각해본다. 애니메이션에 나사가 박히고 여기저기 꿰멘 괴물 프랑켄슈타인과 비슷하지 않을까? 잘 살아야겠다. 커튼콜 마지막 막이 내릴 때 아쉬움에 고개가 배우발끝까지 따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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