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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性의 갱년기 장애




흔히 갱년기라고 하면 일단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많은데, 갱년기는 말 그대로 인생의 한 단계의 이름일 뿐이고, 이때에 발생하는 각종장애를 일컬어 ‘갱년기 장애’라고 한다. 여성의 갱년기는 성숙기에서 노년기로 이행하는 중간단계로서 보통 45세에서 50세 전후에 나타나게 되는데, 점점 그 나이가 늦추어 지고 있는 추세이다. 일반적으로 갱년기는 여성들의 폐경기를 전후하여 몇 년간을 가리킨다고 잘못 생각하고 있으나, 폐경기와는 다른 개념으로 이해하여야 한다. 사춘기 여성의 생리현상으로 가장 큰 변화는 월경과 배란의 시작이지만, 갱년기에는 배란의 정지와 월경의 폐지가 오기도 하는 것이다. 

갱년기장애의 가장 큰 요인은 호르몬의 불균형 때문이다. 갱년기가 되면 난소호르몬은 감소하지만, 뇌하수체 전엽에서 분비되는 성선자극 호르몬이나 부신피질자극호르몬은 증가하므로 호르몬계의 균형이 문란해지고, 그것이 간뇌의 자율신경중추에 영향을 주어 자율신경계의 실조를 가져오게 된다. 갱년기장애는 이 호르몬계의 균형과 자율신경계의 실조상태가 조합된 증후군이다. 그래서 사람에 따라 여러 가지 증상을 보이는데, 자율신경계의 혈관운동신경장애로써 얼굴이 화끈거리고 냉증·두통·어지러움·이명·어깨 결림과 함께 가슴이 두근거리고 혈압 등이 일어나며, 정신적 증상으로 신경과민·흥분·우울·불면·주의력 산만·건망증·공포·질투·히스테리 등이 일어난다. 또 신진대사 장애로써 지방과다가 눈에 띄고, 특히 엉덩이·복부·대퇴부 등에 지방비대가 일어난다.

그리고 호르몬계의 불균형으로 월경불순이 되며 대게 월경이 제날짜보다 늦어지게 된다. 또한 자궁에서 부정출혈이 있거나 질점막이 위축하여 탄력을 잃어 질내 세균에 대한 저항력이 감퇴되고, 피부증상으로써 얼굴에 죽은 깨가 증가하거나 안색이 검게 되기도 한다. 이것도 난소기능의 저하로 인한 증상으로 꼽힌다. 

갱년기에 난소호르몬의 분비는 없어져도 뇌하수체전엽·성선자극호르몬과 부신피질자극호르몬은 계속되므로 여자로서의 생활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는 것이다. 오히려 임신과 분만의 부담과 위험에서 해방되기 때문에 여자로서 본래의 인생을 맛볼 수 있다는 새로운 희망을 가지고 제2의 즐거운 인생을 향유하여야 한다. 
갱년기장애로 나타나는 각종증상은 하복부의 울혈증상과 울혈로 일어나는 신경증상을 묶어서 나타난다. 따라서 울혈증상을 없애기 위해 ‘정혈제(淨血劑)’로 혈액을 깨끗하게 하는 한편, 신경증상의 치료를 위하여 기 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순기제(順氣劑)’와 심신의 조화중추인 간뇌에 작용시키는 ‘시호제(柴胡劑)’를 종합적으로 배합한 처방을 이용하여 불균형한 신체를 자연스럽게 조정할 수 있는 것이다.   

한방에서는 그 증상과 체질에 따라 다양한 처방이 있는데, 빈혈이 심하고 허리와 다리가 냉한 허약한 체질의 여성으로 안색이 나쁘고, 두통·어깨 결림·불면·불안 등을 호소하는 경우 ‘가미소요산’을, 또 희노애락의 감정이 격심한 히스테리형 여성으로 두통·상기·현운·불면·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에는 ‘억간산’을 쓰고, 이밖에도 ‘반하후박탕’, ‘시호계지탕’, ‘귀비탕’, ‘황련해독탕’, ‘여신산’ 등이 있다. 

44세의 P부인은 체격과 영양이 모두 중급 정도의 여성으로 3년 전부터 부정출혈이 두 차례 오랫동안 계속되어 그때마다 소파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그런 후로 어지럽고 상기되며 전신에 힘이 빠지는 느낌이 시작되고, 등이 뻑뻑하고 심하부가 막히며 아랫배에서 심장 쪽으로 향해 무엇인가가 치밀어 올라와 답답하고 심장이 뛰면서 멈출 듯이 되더라는 것이다. 그러한 일이 있고부터 몹시 두려운 생각에 거의 자리에 눕게 되었다.

필자가 진찰해 보니 맥은 가라앉아 힘이 없고 복부는 좌우의 근골 하에 단단한 저항이 있어 압박해 보면 상당한 고통이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좌늑골 하에서 배꼽 좌측에서 우측으로 약간 하부에 분명한 동계의 항진이 인정되었다. 그곳을 누르고는 이곳이 불쾌감 또는 명치 쪽으로 치밀어 오르는 것이 아니냐고 물어보니 사실 그대로 라는 것이다. 진찰할 때마다 그 와 같은 생각에 무엇인가 있는 것이 아닐까 하고 호소했으나 아무도 인정해 주지 않더라는 것이다.

시호제재의 처방을 투여하니 불과 20일간의 복약으로 자각증상이 모두 경감되어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2개월 동안 복용 후에도 가끔 기분이 나빠지는 일이 있었으나, 3개월 정도 복용하고는 발작이 완전히 치유되었다. 갱년기는 곧 제2 인생의 시작임을 명심하고 좀 더 적극적인 생활을 영위하도록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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