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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어떻게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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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완
감사원 제5국 심의관, 
감찰관, 제7국장, 제4국장
국가청렴위원회 신고심사국장, 관리관(1급)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객원연구원(반부패)
한양대학교 자치행정대학원 겸임교수

필자소개
필자는 본지 상임고문으로 공직생활 28년(감사원, 국가청렴위원회) 중 국장급 직위에만 10년 이상 근무했습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대한민국과 공직사회의 반부패 개혁을 위해 연구활동을 계속하고 있으며, 본지에 우리나라 정치, 사회의 다양한 문제에 대해 칼럼을 기고하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 중 사회비리척결에 내용이나 주제가 있으면 대한뉴스 편집국으로 연락바랍니다.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으며, 제보해 주신 분의 신분보장을 약속드립니다.

일부 젊은이들의‘헬조선’저주가 우리를 슬프게 한다 
‘울고 있는 아이의 모습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로 시작하는 안톤 슈나크(Anton Schnack)의‘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이란 유명한 수필이 있다. 그가 나치(Nazi)에 충성한 작가라고는 하지만, 울고 있는 아이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느낀 그의 연민의 정(情)은 시대를 초월해서 세상 모든 사람들의 정서를 잘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세상을 살다보면, 삶의 주변에서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이 수없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단연코 우리를 제일 슬프게 하는 것은 젊은이들의 무기력과 좌절이다. 요즘 우리나라 젊은이들(비록 일부이긴 하지만) 사회에서는‘헬조선’,‘지옥불반도’ 등의 말이 유행되고 있다고 한다.‘헬조선’이란 말은‘지옥 같은 대한민국’을 말하는 것으로, 영어인‘헬(Hell=지옥)’에 과거 신분사회였던‘조선’을 합성한 말이고,‘지옥불반도’는‘지옥불’과‘한반도’를 합성한 말이다. 더 나아가 이들은‘3포 세대(연애, 결혼, 출산 포기)’니,‘5포 세대(3포+집 마련, 인간관계 포기)’니,‘7포 세대(5포+꿈, 희망 포기)’니 하면서 스스로를 계속해서 비하하고 있다. 모든 것을 다 포기했다고 해서 스스로‘N포 세대’라고 부르고 있다. 또 헬조선 사회에서는 금수저, 은수저, 동수저, 흙수저 등의 계급이 있으며, 수저의 선택은 본인의 판단이 아닌 출생에서 결정된다고 비관하고 있다. 흙수저로 태어나면 아무리 발버둥 쳐도‘루저(Loser : 패자)’의 신세와 가난의 대물림에서 벗어날 수 없으므로 포기한다고 한다. 비록 이런 현상이 일부이긴 하지만 무언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어 가고 있다. 최근 일본의 젊은이들 사회에서 유행되고 있는‘사토리 세대(아무 것도 바라는 게 없는 비전 포기 세대)’의 풍조보다 훨씬 더 심각한 문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일부 언론과 특정 인사들의 선동조의 행태가 우리를 더 슬프게 한다
우리를 더 슬프게 하는 것은 젊은이들의 이 같은 풍조에 대해서 일부 언론과 특정 인사들이 오히려 부추기는 듯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면,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의 박노자 교수는 지난 9월 30일 모 일간지의 한 면 전체를 할애하여‘헬조선에서 민란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썼는데, 서론 부분에서는‘헬조선’은“이미 신분의 대물림이 거의 제도화된 한국 사회의 퇴행성을 암시한다.”고 전제하면서, 결론부분에 가서는“많은 젊은이들은‘헬조선 지옥도’를 그리면서도, 아직까지 경제성장과 각자의 노력이 결국 문제를 풀어줄 것이라고 은근히 기대하고 자신들의 어려움을‘자기 탓’으로 쉽게 돌린다. 성장이 둔화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아직도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모양이다. 재벌경제가 아무리 수출을 잘해도 다수의 삶이 나빠지기만 한다는 사실을 앞으로 몇 년간 더 확인해야, 이 사회를 연대해서 바꾸지 않는 이상 살길이 없다는 점을‘헬조선’의 피해자들이 각오할 것이다.”고 적고 있다. 마치 민란이라도 일어나기를 은근히 부추기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실제로 헬조선 관련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죽창 앞에선 모두가 평등하다.’라는 섬뜩한 문구가 있다. 따라서 책임 있는 언론이나 교양 있는 지식인이라면 어떠한 경우라도 무책임한 언행을 삼가야 한다. 지식인이 지식인답지 못하면 사이비나 사기꾼에 지나지 않는다.

젊은이들이여! 헬의 저주에서 벗어나야 한다
동아일보 권순활 논설위원은 지난 9월 30일 칼럼에서“자신이 살아가는 현실을 유난히 고통스럽게 느끼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한 일반적인 현상이다. 한국경제의 고도성장기가 끝나면서 젊은이들이 마음에 드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진 현실도 안타깝다. 하지만 아무리 답답하더라도‘지옥’을 운운하면서 한국을 비아냥거리는 것은 우물 안 개구리식(式) 인식이다. 헬조선이라는 저주가 현실에 대한 건강한 비판을 넘어 특정 세력의 악의적 낙인찍기나 선동과 무관한지도 의문이다.  ……‘당신은 행복한 삶을 당연히 누려야 하는데 사회나 국가 때문에 그러지 못한다.’는 일부 지식인의 사이비 힐링론(論)에 넘어가는 것은 금물이다.”고 지적하고 있다. 올바른 지적이라고 생각한다.

젊은이들이여! 대한민국은 누가 뭐라 해도 정말 자랑스러운 나라이다. 세계의 많은 석학들(인도의 시성 타고르, 독일의 사상가 루돌프 슈타이너, 25시의 작가 콘스탄틴 게오르규, 프랑스의 경제·미래학자 자크 아탈리 등)은 대한민국이 21세기 미래 세계를 선도적으로 이끌어 갈 국가라고 예언하고 있다. 우리는 수천 년의 유구한 역사에서 931번의 외침을 물리친 당당한 나라이다. 일본과의 7년 전쟁(임진왜란)에서도 결국은 승리한 민족이다. 지금은 종합국력 세계 9위(중국 사회과학원 발표)의 국가로 수출규모 세계 6위의 경제대국이고, 스포츠 세계 5대 강국이다. 또 우리나라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독립한 국가 중에서 가장 성공한 나라로, 과거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발전한 세계 유일의 나라이다. 그리고 오늘날 글로벌 세계에서 우리나라의 여권 파워는 미국과 영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영향력을 갖고 있다. 일본(4위)과 중국(45위)보다도 앞서 있다. 이제 우리 젊은이들은 헬의 저주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대들은 영원히‘헬 인생(Hell Life)’에서 벗어나지 못할지 모른다. 동서고금을 통틀어서 부정적이고 좌절하고 포기한 사람들이 성공한 적은 단 한명도 없기 때문이다. 

깨끗하고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일자리 창출 등의 시급한 과제들을 추진해야 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깨끗하고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깨끗하고 따뜻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첫째,‘해브즈 오블리주(Haves Oblige)’의 새로운 글로벌 경영윤리를 확립해야 한다.‘해브즈 오블리주’는 필자의 주장으로‘가진 자의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말한다. 남보다 더 많이 가졌으면 그만큼 더 책임과 의무가 있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오프라 윈프리도 그의 자서전『이것이 사명이다』에서‘남보다 더 많이 가진 것이 있다면 그것은 축복이 아니라 사명이다.’고 했다. 가진 자들의 헌신으로 갑질 문화도 없애고, 양극화도 해소해 나가야 한다. 최근에 시작된‘청년희망펀드’같은 것도 활성화되어야 한다. 대한민국이 신(新)글로벌 경영윤리를 선도해야 한다. 둘째는,‘십-만(10-10,000)국가청렴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여기서‘십’은 국가청렴도를 세계 10위권(현재는 43위)으로 끌어올리는 것이고,‘만’은 사회지도층 10,000명 정도의 청렴도를 확립하자는 것이다. 우리 사회를 건강하고 깨끗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고위층의 비리 예방에 집중해야 한다. 한의학에도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비법으로 두한족열(頭寒足熱)의 법칙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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