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뼛속에 생긴 구멍, 골다공증

   
▲ 백운당한의원 김영섭 원장

  이제는 쉽게 볼 수 없는 우리 풍속 중의 하나로‘무 구덩이’라는 것이 있었다. 가을에 추수를 한 무를 갈무리 하는 저장고인 무 구덩이는 땅을 파고 그 속에 무를 넣는데 흙에 덮이지 않도록 하며 입구는 짚덩이로 마개를 만들어 뒤뜰이나 부엌이 가까운 곳에 만들어 두었다가 음식재료로 사용하기도 하는 등 겨우내 싱싱한 무를 맛 볼 수 있는 조상들의 지혜가 담겨진 우리의 생활 풍속이었다.

  한겨울 밤 변변한 간식거리가 없어 입이 궁금해지면 서로 내기를 한다. 이때 내기에서 진 사람들은 밤참거리를 구해 왔는데 꼭 한 가지 빠지지 않았던 것이 바로 구덩이 묻어둔 무였다. 구덩이에 묻어 두면 수분의 증발을 막으면서 무의 맛과 신선도는 그대로 유지된다.

  한지문 밖에서 밤바람이 칭얼대던 그때 그 겨울밤에 깎아 먹던 무의 맛은 그야말로 일품이었는데, 구덩이에 잘 묻어둔 무는 그대로 신선도를 유지하지만 잘못 건사하면 바람이 들게 된다. 무 속에 바람이 들면 조직에 구멍이 생기면서 스펀지처럼 변하여 먹을 수 없게 된다.

  우리 몸도 마찬가지다. 인체를 구성하는 요소 중 하나인 뼈 속에 영양이 부실하면 구멍이 생기게 된다. 바로 골다공증이다. 골다공증은 뼈 속의 영양 부족으로 골량이 적어져서 구멍이 생기면서 조직이 부실하여 쉽게 부스러지거나 약해지는 증상을 말하는 것이다.

  보통 폐경 이후의 여성들에게서 많이 나타나지만 남성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여성들의 경우 폐경이 오면서 에스트로겐이 감소하여 골량이 감소하기 때문에 나타난다. 남성의 경우는 노인성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과다한 알콜 섭취나 흡연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뼈는 단백질과 콜라겐, 인, 칼슘 등의 결정이 침착되어 형성된 것이며, 이 조직이 계속하여 만들어지고 또 파괴되는 과정을 거치는데, 뼈 속의 단백질과 칼슘, 인 등의 물질이 감소되면서 구조 자체가 변화되어 약해지는 것이다.

  보통 골다공증은 50대 폐경의 여성과 노인성의 두 가지, 즉 퇴행성 골다공이 대부분인데 90%의 비중을 차지한다. 그 외 10% 정도는 천식, 류머티스 관절염 등으로 스테로이드제를 과다 사용할 경우와 위 절제환자 등에게서 나타나기도 한다. 골다공증의 주요 원인으로는 유전적 요인과 후천적 요인으로 나누는데 유전적 소인으로는 비타민D의 수용체나 에스트로겐 수용체의 유전자 이상이 주목되고 있으며, 실제 어머니가 골절의 병력을 가진 경우 유전적 전이가 될 수 있다. 또 폐경이 빠르고 마르고 작은 체격의 사람들이 골다공증에 걸리기 쉬우며 이 경우 최대골량의 3/4이 유전적 요인이며 1/4은 칼슘섭취부족, 운동, 환경 등의 원인으로 꼽힌다.

  후천적 원인은 환경, 식생활 등과 함께 스트레스도 중요한 요인으로 꼽는다. 신경을 많이 쓸 경우 부신피질 호르몬이 분비되고 장에서의 칼슘흡수율이 떨어지면서 소변으로 배출되어 버린다. 때문에 수면부족, 스트레스 등 현대인에게 많이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 골다공증을 부추긴다고도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20대에서 40대 사이에 골량이 최고치를 이룬다. 이 최고치에서 -2.5 SD 이상의 골량감소를 보이면 골다공증으로 간주하게 되는데 이는 기초 진단기준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경우 골량은 적지만 골절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 이것은 기상시부터 몸을 많이 움직이게 되는 우리의 전통적 생활양식 때문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물론 골다공증은 뼈 속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그 증상을 알 수가 없다. 자각증상이 있거나 뼈에 손상이 있을 때는 이미 골다공증이 진행된 이후가 되며, 그럴 경우 치료가 쉽지 않기 때문에 평소 골밀도 검사 등으로 조기징후 발견과 함께 평소 식생활에서 칼슘의 섭취를 늘려나가야 할 것이다. 골다공증의 검사에는 보통 X선 투과 측정과 MD법, QCT, 초음파 등의 방법이 있다. 최초로 골다공증이 발생하기 쉬운 곳이 바로 뼈의 대사가 가장 활발한 척추부분이기 때문에 척추골의 골밀도를 측정하게 된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골다공증은 발병후의 치료보다는 예방이 더욱 중요하다. 현재 세계적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는 방법이 호르몬 요법인데, 이것은 자칫 오·남용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으므로 전문의사와의 상담을 통하여 투약하여야 하며, 칼슘제재 섭취를 충분히 해주어야 한다. 골다공증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매우 간단하면서도 생활환경의 변화로 인하여 실천이 쉽지 않은 것 같다. 그 중 몇 가지를 소개해 본다.

1) 성장기와 30세 전후에 칼슘이나 칼슘이 많은 음식을 섭취한다.
2) 임산부의 경우 비타민D와 함께 칼슘을 섭취한다.
3) 평소 온 몸을 움직일 수 있는 운동을 한다.
4) 수시로 일광욕을 한다.(이 경우 너무 심하지 않게 한다)
5) 유전적 요인이 있는 사람(가족 중 발병자가 있는 경우)은 40대 전에 미리 검사를 받는다.
6) 과도한 흡연과 음주를 피한다.
7) 폐경기 여성은 반드시 골밀도 측정을 받아본다.

  이 밖에도 생활 속에서 골다공증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식초는 칼슘의 침착을 용이하게 해주는 작용을 한다. 따라서 양질의 발효식초를 칼슘과 함께 음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김, 치즈, 우유, 멸치, 두부, 미역 등 칼슘과 무기질이 많은 음식을 섭취한다.

  비타민C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좋다. 한방에서도 뼈에 좋은 약재들이 있는데, 요즘에는 가장 대표적인 것이 홍화씨로 알려져 있다. 이것을 볶아 껍질을 벗기고 곱게 갈아 가루를 먹든가 달여서 차로 마시기도 한다. 그밖에 여러 가지 처방이 있는데, 환자 개개인의 체질과 상황에 따라 달리 쓰게 되므로 반드시 전문 한의사와 상담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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