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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탐방

작지만 강한 기업, ㈜창신

신재생에너지 기술기업 ㈜창신 김흥식 대표이사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7월,‘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하반기 중 한국형‘히든챔피언’육성 전략을 마련해 기술과 품질로 세계 시장을 석권하는 알짜배기 기업들을 키워내겠다”며“이런 기업들이 우리 경제의 든든한 허리가 되도록 만들 것”이라고 약속했다. 곧 70년을 맞이하는 대한뉴스 편집위원회에서는 친환경·신재생에너지 분야에 관심을 두고, 전문가의 추천으로 기존의 에너지 소비의 70~80%를 절감하는 신재생에너지 기술기업 ㈜창신을 추천받았다. 1981년 창업하여 35년간 정직과 신용, 그리고 상도 정신을 바탕으로 기술을 발전시켜 온 ㈜창신은 꼼꼼하기로 정평이 나 있는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천호냉동엔지니어링에 들어가는 첨단 장비를 제작하여 설비하였다. 한번 인연을 맺으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먼 거리도 한걸음에 달려가며 제품을 책임지는 상도 정신이 투철한 ㈜창신 김흥식 대표이사를 이달의 기업인으로 선정하였다.
 
신재생에너지는 유가의 불안정과 기후변화에 관한 유엔 기본협약의 규제 대응 등으로 그 중요성이 커지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8개 분야의 재생에너지(태양열, 태양광발전, 바이오매스, 풍력, 소수력, 지열, 해양에너지, 폐기물에너지)와 3개 분야의 신에너지(연료전지, 석탄액화가스화, 수소에너지) 등 총 11개 분야를 신재생에너지로 지정하고 있다.
㈜창신이 주력하고 있는 재생에너지 분야는 지열과 해양에너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친환경 에너지 기술을 바탕으로 ㈜창신은 히트펌프와 산업용 이원냉동기, 공조기(크린룸)를 전문으로 생산·활동을 하는 기업이다.
 
히트펌프(Heat Pump)
저온의 열원(대기, 지하수, 폐열)에서 열을 흡수하여 고온의 수열체(실내공기 또는 온수)로 운송하는 기계장치로써 운송에 필요한 동력에너지보다 훨씬 더 많은 열에너지를 생산하는 에너지 절약형 열 공급 장치를 말한다. 이러한 원리는 100년 이상의 역사를 거치며 검증된 이론과 기술을 실생활에 접목하고 있다. 최근에는 환경문제의 개선방법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아 세계적인 보급이 이뤄지고 있다. ㈜창신에서는 크게 세 가지의 히트펌프를 제작 및 설비를 맡고 있다. 공랭식 히트펌프와 물 열원 히트펌프, 그리고 해수열 히트펌프 등이다.
 
히트펌프의 특징과 응용대상
사계절이 있어 기후변화가 뚜렷한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전기와 심야전기를 사용하여 연중 냉·난방과 급탕을 지속해서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기존 에너지의 80% 이상 소비를 절약할 수 있는 혁신적인 시스템 기술이다.
공랭식 히트펌프는 지열이나, 폐열이 없는 장소에 적용하는 시스템으로 난방 때 대기에서 필요한 열량을 흡수하여 대기로 실내 열을 버림으로 한 대의 장비로 냉·난방이 가능한 첨단기술이다. 심야전력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며 70%~80%의 에너지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한국전력에서 설치비용 일부는 무상지원(5천 평의 경우 약 1.3억 원)을 하고 있다.
물(폐수, 폐열) 열원 히트펌프 시스템은 자연상태의 하천수, 해수 및 태양열과 버려지는 폐수열을 활용하는 시스템이다. 환경오염을 유발하지 않는 청정에너지 방식으로 국가적으로 적극 권장하는 시스템이다. 냉·난방과 냉·온수를 동시에 사용하는 대규모 시설에 유리하다.
해수열 히트펌프는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해수열을 무한대로 사용한다. 바다와 인접하여 해수를 활용하는 양식장과 공공시설, 온천, 리조트 등에 응용이 가능하다.
대형 냉·난방 시스템은 대학교, 공장, 농원, 백화점, 대형할인점, 연수원, 호텔 등에 활용이 가능하다. 중형으로는 군부대, 학교, 유치원, 교회, 병원, 예식장, 음식점, 터미널, 사무실과 찜질방, 스키장, 온천, 골프장, 사우나, 관공서, 비닐하우스 등에 활용하여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원냉동기
산업용 이원냉동기의 활용범위는 무한대에 가깝다. 첨단 산업인 우주 분야로부터 항공, 해운은 물론 반도체 생산에도 활용되는 최첨단 기술 분야이다.
고효율 산업용 이원냉동 급속동결 장치는 저장고 내의 온도를 -50℃에서 -85℃까지 유지한다. 종류로는 보관고용과 동결용(3~12시간), 초 급속동결용(10~120분)과 특수형이 있다. 면적은 1.6㎡부터 660㎡(약 200평)까지 설치가 다양하다. 현실적으로 냉동실 온도를 -60℃까지 지속해서 유지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렵다. 초저온 환경을 만들어 내면서도 기존 압축식 냉동기와 비교하여 40% 이상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이원냉동기는 ㈜창신의 선도적 기술연구와 풍부한 경험으로 탄생한 최첨단 냉동기술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시베리아에 진출하려는 현대자동차 연구소에 이원냉동기를 납품하였다. 현대자동차는 이원냉동기를 활용하여 초저온 상태의 인위적인 환경을 만들어 자동차의 모든 성능을 테스트하기 위한 것이다.
 
막대한 손해를 입은 특허 기술과 Q 인증 마크
성실하게 노력하는 김흥식 대표에게 늘 행운만 함께했던 것은 아니다. 세탁소의 유증기 회수기에 얽힌 시련도 있었다. 전국의 세탁소는 약 3만 곳이 있다. 세탁소에 들어서면 기름 냄새가 코를 찌른다. 드라이클리닝에 사용되는 석유용 용제, 즉 기름 때문이다. 드라이클리닝은 유기용제로 세탁하고 고온의 건조기에서 건조하는 방식이다. 기름에 세탁을 마친 빨랫감은 기름 범벅이 된다. 이 기름 때문에 건조기 안에는 유증기가 가득 찬다. 유증기는 기름이 기화돼 공기 중에 떠다니는 것으로 조그마한 점화원만 있으면 언제든지 폭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건조기는 유증기를 밖으로 계속 빼낸다. 이 유증기 속에는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이 포함되어 있다.
 
정부는 지난 2006년 유증기 회수기를 세탁소에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규제를 시작했다. 그러나 2006년부터 규제가 풀린 2011년까지 유증기 폭발 사고는 63건에 이른다. 불량한 유증기 회수기를 저가로 공급한 불량업체들 때문이다. 불량한 유증기 회수기가 원인이 되어 2012년 4월 제주시 연동 아파트 단지 내 세탁소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2013년 1월과 9월에는 서울 강남구 일원동 세탁소와 경기도 고양시 세탁소 폭발사고가 있었다. 세탁소 폭발 사고는 지금도 우리 주변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정부는 2011년 세탁소의 폭발사고를 의식하여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이 대기 중에 확산하는 것을 포기하면서까지 유증기 회수기의 규제를 풀었다. 현실을 법이 따라가지 못해 일어난 사건이었다.
 
김흥식 대표는 2000년대 초반부터 7억 원의 연구비와 시간을 들여 유증기 회수기를 제조하였다. 특허등록을 마치고 Q 마크 인증까지 받았으나 저급한 유사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얌체 업자들에게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는 것은 물론이고 세탁소 업주들을 대상으로 하는 홍보비와 마케팅 비용을 감당할 수 없었다. 또한, 현실을 제어하지 못하는 법령 등으로 양질의 고급 기술을 확보하고도 그동안의 투자와 노력은 물거품이 되는 아픔을 겪었다.
 
신용과 신뢰로 쌓아온 실적
중소기업들은 큰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여 기술을 발전시킨다. 그 과정에서 자금력을 감당 못 해 무너지는 기업 또한 많다. 그동안 일궈낸 기술로 시장이 형성될 때쯤이면 어김없이 대기업이 시장에 뛰어든다. 대량생산과 저급한 소재의 선택으로 낮은 제품가를 형성하며 대기업 브랜드를 무기로 소비자를 유혹한다.“A/S나 제품의 신뢰성과 내구성 면에서 ㈜창신의 기술을 따라올 수 없다”고 김흥식 대표는 힘주어 말한다. 공격적인 마케팅과 홍보전을 치르면서 대기업과의 경쟁이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신뢰와 신용을 바탕으로 ㈜창신의 제품을 20년 넘게 사용하는 업체들도 많았다. 가끔 A/S 신청이 들어오면“자동차도 10년이면 바꾸는데 20년 썼으면 인제 그만 써도 된다. 웬만하면 이번 기회에 장비를 바꾸자고 이야기한다.”사용자는“조금만 손보면 아직도 쓸만한데 그러냐”며 A/S를 종용한다. 김흥식 대표는 이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자신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제품이 큰 고장 없이 산업현장에서 활발히 움직여 주는 것에 감사한 것이다. 직원들에게도 지방출장 중에 설비현장을 지나칠 때마다 현장에 일부러 들려서 점검을 하라고 주문한다.“그분들은 전 재산을 투자한 사업이기 때문에 우리 장비가 잘 움직여 줘야 한다.”는 것이다.
히트펌프의 경우, 중앙대학교 안성캠퍼스를 비롯한 대규모 실적만 해도 61곳에 이르며, 이원냉동기의 납품은 현대자동차 연구소 납품을 포함해 93곳에 이른다. 전남 화순군에서 뱀장어 양식을 하는 세일수산 유영인 대표는 2012년 ㈜창신의 히트펌프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지금까지 단 한 번도 고장으로 기계가 멈춘 적이 없었다”며 ㈜창신의 기술력과 내구성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반도체의 액정표시장치(LCD) 등에 사용되는 화학약품을 만드는 테크노세미켐(주)은 ㈜창신의 이원냉동기를 2005년부터 설치, 운영해 오고 있다. -80℃를 유지하는 최첨단 기술력이 요구되는 장비이다. 테크노세미켐(주) 서영석 공무과장은“공장 설비 이후 지금까지 이원냉동기의 고장으로 공장이 멈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밝혔다.
 
1981년 창업한 이래로 가장 큰 위기는 1997년 발생한 IMF였다. 이 땅의 많은 사업가는 피눈물을 흘리며 쓰러졌다. 김흥식 대표 역시도 비켜갈 수 없는 거대한 파도였다. 그러나 그는 모든 희생을 감내하며 회사의 도산만은 막아냈다. 그 후유증은 최근까지도 이어져 책임을 감당했다. 평생을 일궈온 자존감과 기술에 대한 자긍심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취재를 마치며
정부는 해마다 중소기업 지원정책을 발표한다. 정부와 학계에서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 온도는 한없이 낮기만 한다. 대한민국의 힘은 중소기업의 발전에서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의 알짜배기‘히든 챔피언’육성 약속이 잘 이행될 수 있도록 정부에서 작지만 강한 기술력을 확보한 중소기업에도 더욱 많은 애정과 관심을 쏟기를 바란다. 이로써 우리 사회의 지속할 수 있는 경제발전을 이루는 장이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에너지 절감형 친환경·신재생에너지 기업 ㈜창신의 김흥식 대표는 한국자유총연맹 서울시지부 회장 직무대리와 대한문화진흥회 수석부회장을 맡아 왕성한 사회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주말이면 경기도 하남시의 창신농장에서 좋아하는 자연을 가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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