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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탐방

재경 고경회의 고흥사랑

고향발전을 위해서라면 벗은 발로도 뛰는

[인터넷 대한뉴스] 글 김준호 기자 / 사진제공 고흥군청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사는 사람들에게 고향이란 말은 참 각별할 것이다. 언제가 될지 몰라도 자신에게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은 각박한 세상을 살면서 삶의 위안이 될 것이다. 그런 이유로 인해 고향을 떠나온 사람들은 각기 향우회를 조직해 서로 사는 이야기와 정을 나누기도 한다. 수많은 향우회 중 고흥지역의 향우회는 특히 고향사랑이 남다르다. 고흥 향우회는 재경고흥군 향우회 등 지역별로 향우회가 조직이 돼 있고, 고경회, 고공회 등 직무와 성격에 따라 향우회가 발달돼 있는데,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은 매 한가지다. 모든 향우회가 고향사랑이 넘쳐나겠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지 많은 향우회 단체 중 고경회를 통해 알아봤다.

 

 

 

고흥의 역사

 

고흥의 역사는 현재 발굴된 유물을 기준으로 신석기 후기에서 청동기 시대의 유물과 유적이 상당히 많이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봐서 이때부터라고 추정할 수 있다. 1928년 두원면에서 발견된 동촉과 요령식 동검을 시작으로 청동기 대표유물인 고인돌이 104군 2,055기가 확인됐고, 삼면이 얕은 바다라 어패류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후 북방으로부터 금속문화가 전래되고, 농경 위주의 생활이 정착돼 삼한시대 중 마한의 정치·문화영역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게 된다.

 

고흥이 행정구역으로 역사에 등장한 것은 백제 때 동노현, 조조례현, 비사현, 두힐현이 있었는데, 이후 통일신라시대의 기록에도 등장하게 된다. 고려시대에는 식촌부곡을 풍안현으로 승격되고, 이후 장흥부 묘부곡 출신 류비가 공을 세워 묘부곡을 고흥현으로 승격시키며, 감무를 두었는데, 당시 이 지역주민들의 노력으로 이룩한 성과였다. 여말 선초에는 왜구의 침입이 심했는데, 산성이나 읍성이 석축으로 돼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조선시대에 들어서서 하나의 행정단위로 통합이 되는데, 고흥과 남양에서 조합해 흥양현으로 불리게 되는데, 고흥에서 흥양이라는 지역명이 익숙한 것이 바로 이러한 역사적 기원이기 때문이다. 조선조에는 무를 숭상하는 추세가 강했는데, 잦은 왜구의 출몰과 함께 이순신의 첫 부임지인 발포와 임진왜란 당시의 기록에서 자주 나오는 사도진, 녹도진, 여도영, 발포영 등의 지명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나라를 위해 싸웠던 인물이 많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후 1895년에 흥양군으로 개편되고, 1914년 고흥군으로 개칭되고, 득량도와 금산, 봉래, 옥정(장도)이 편입되면서 영역이 확대된다. 해방 후 1968년 인구가 최대 24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증가하지만, 공업화,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인구유출이 심화돼 현재에 이르게 됐다. 고흥문화원 송시종 원장은 고흥은 유구한 역사 속에서 언제나 정의를 추구하고 불의에 항거하는 의향(義鄕)의 지역이라고 소개했다.

 

 

고흥 향우회의 고향 사랑

 

고흥은 이처럼 예로부터 충절과 충효의 고장으로 이름이 유명하고, 물산이 풍부하며, 인재가 많이 배출된 고장으로, 천혜의 자연경관과 다양한 먹거리, 석류와 유자, 마늘, 미역 등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환경보호와 관련된 규제로 인해 지금까지 농어축산업 이외의 지역산업이 발전하지 못하고, 한때 낙후된 지역으로서 교육환경이 좋지 못해 서울, 광주, 순천 등 외지로 진학하거나 출향을 많이 했다. 그리고 출향한 사람들이 시간이 흘러 도회지에서 직장을 잡고 삶의 터전을 이루고 사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른 지역도 비슷한 경우가 많겠지만, 고향을 떠나 사는 사람에게는 정이 그립고 서로를 의지하게 되는데, 고향사람을 만나게 될 때에는 그런 마음이 한결 더해지기 마련이다. 고흥은 유독 향우회 조직이 발달돼 있고, 향우회간 소통과 협력이 잘 되는 것으로 유명하다. 전출인구가 많은 것도 한 가지 이유가 될 수 있지만, 무엇보다도 지극한 고향사랑으로 회원들간의 융합이 잘 되고, 그 마음이 고향발전으로 고스란히 이어져 교육발전기금을 포함하여 고흥발전기금 모금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해 몸소 고향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이러한 고흥 출신들이 1999년 11월 정부부처 공무원과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을 중심으로 21세기 고흥 발전을 위한 대토론회, 21세기 흥양포럼을 개최했다. 각 부처나 지자체로 흩어져 있는 고흥 출신을 한날한시에 모여 행사를 개최한다는 것도 어려운 일이나, 무엇보다 고흥발전을 위해 고위공직자 40여 명이 각자가 준비해 온 발전모델을 발표하고 토론하면서 고향발전에 대해 논의했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더구나 공직사회의 제약적인 사항이 있음에도 이와 같은 활동과 행사를 함께 개최했다는 것은 이들의 고향사랑이 얼마나 뜨거운 것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지역적으로 서울 내 16개 읍·면의 향우단체가 연합해 27만명을 대표하는 재경 고흥군 향우회도 있고, 수도권과 전남지역 이외의 지역에서도 향우회 활동이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향우회 중 공직자를 중심으로 한 고공회가 있는데, 서울시 공직자 모임만 400명이 넘는다고 한다. 이들은 공직자이기 때문에 재원은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들이 주로 맡고 있는데, 기업인을 주축으로 한 모임도 있다.

이렇게 세분화돼 있는 고흥 향우회는 해병대, 고려대, 호남향우회에 견줄 만큼 끈끈한 정으로 뭉쳐 오래 전부터 목동운동장, 효창운동장, 잠실운동장 등지에서 체육대회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단순히 친목도모를 넘어 희생, 봉사하는 정신이 일반 NGO단체보다 더 대단하다.

 

 

고흥의 대표적인 향우회, 재경 고경회

 

재경 고경회(이하, 고경회)는 40년 전 각계각층에서 지도자로 활동하는 향우들이 고향을 위하고 고향사람을 돕는 방법의 일환으로 창립해 그간 드러내지 않고 꾸준히 활동해 왔다. 故 김수 선생이 주축이 되어 덕망 있는 향우들로 이루어진 친목단체 성격의 고흥 향우회로, 이후 백형조 전 전남도지사를 중심으로 끈끈한 응집력과 단결력을 자랑하며 고향사랑을 실천해오고 있다. 고경회는 향우회임에도 불구하고 질적인 가치를 우선시하고 매번 모임마다 고향발전을 화두로 논의를 거듭해오고 있다.

 

지난 2월 21일 4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신임 신갑용 자문위원장을 필두로 다섯 분의 자문위원이 집행부를 물심양면 지도편달 하에 류해인 회장과 김대진 사무총장, 정진철 총무 그리고 김형복 명예회장, 최대휴 감사가 각기 업무를 분장하고 있다. 류 회장은 독립운동가로 유명한 고흥 류씨 집안출신으로 지난 달 고흥에서 개최된‘통일기금 모금 범국민확산 다짐대회’의 숨은 조력자 중 한 명이다. 고경회는 법적 테두리 안에서 현직 공직자와 사업가들을 중심으로 고향 후배들과 고향 발전을 위한 다각적인 논의와 방안들을 논의하고, 회원간의 친목도모와 고향 발전기금 모금활동에 대해서도 적극적이다.

 

고경회는 고흥 출신 중에서 활동이 뛰어난 사람들로 구성이 되어 있고, 다양한 직중 중에서도 공무원과 언론 및 법조인, 사업가들이 많다. 먼저, 공무원은 전 법무부 박상천 장관, 법무부 김현웅 차관, 전 전라남도 백형조 지사, 전 국정원 최준택 3차장, 전 부산경찰청 박일만 청장, 전 체신부 신윤식 차관, 전 중부지방국세청 장춘 청장, 제주발전연구원 공영민 원장, 인천시 인재개발원 김상길 원장, 서울시 류훈 도시관리정책관, 전 한국토지공사 김재현 사장, 전 국정원 신갑용 국장, 김승남 국회의원, 국민대통합위원회 류형석 갈등조정부장, 박병종 군수 등이 대표적이다.

 

언론인으로는 OBS경인방송 김형복 전무, 전 KBS방송사업단 이영호 회장, 연합뉴스 신을호 경영지원국장이 있고, 법조인으로는 산경 박선주, 이석형 대표와 김신유 유록상 대표, 태평양 박종열 고문, 장철우 변호사가 있다. 금융인은 전 금감원 유흥수 부원장과 SK경제연구소 유해필 박사, 쌍용화재 김재홍 사장, 전 국민카드 박동순 부사장, 우리은행 백종호 센터장 등이 있다. 학계는 (주)한국인간개발원 장만기 원장, 서울시립대 송쌍종 명예교수, 단국대 신용수 교수 등이 활동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인으로는 현대요업(주) 김병우 회장, 세종실업(주) 송기종 회장, (주)씨그너시스템 신갑용 회장, (주)에스엠 송종채 회장, 진양메인티넌스(주) 정덕균 회장, (주)미동 송규천 회장, (주)키노뱅크 김대진 사장, 엘림이엔씨 류해인 회장, (주)피앤텔 김철 사장, (주)다인건축그룹 이성실 사장 등이 있다. 의료업계에서는 자생한방병원 진행근 고문(전 복지부 감사국장), 속초우리병원 송양현 이사장이 있고, 그밖에도 정진철 세무사 등 26명이 각계각층에서 활동하고 있다.

 

류 회장은 유년시절부터 4H활동과 농어촌 계몽운동 등으로 대통령 표창까지 받았고, 청년기에는 출향하여 다양한 애향활동을 지금까지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으며, 장년기에는 남북통일과 대북 민간외교활동은 물론, 남북간 경제통상발전을 위해 1984년부터 평양과 개성을 방문했고, 개성공단 건설에도 참여했을 정도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왔다. 류 회장은 자신뿐만 아니라 고흥사람 모두가 애향심이 깊어 같이 동참하고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비록 과정과 형태가 다르더라도 류 회장처럼 사회에서 기반을 닦은 고경회의 회원들 역시 고향사랑은 뒤지지 않는다. 아무리 잘 나가는 자리에 있더라도 1년에 한 번씩 만나 아무런 흉금 없이 삶의 애환을 이야기하면서 기분을 풀고 새로운 생활의 활력소로 충전하기 때문에 단순히 향우회가 아닌 고향에 대한 자긍심까지 느낀다고 한다. 그러한 사람들을 마음을 이해하고 보다 활동적인 향우회를 이끌어내기 위해 고향사랑이 지극해서 생업을 전폐할 정도로 적극적이라고 한다.

 

이러한 활동들은 군 향우회뿐만 아니라 읍·면 향우회까지 쫓아다니고, 산하단체인 청년회·노인회·부인회와 572개 부락마을 향우회까지 신경을 쓰는 등 애향심을 가지고 활동하지 않는 이상 힘들 정도다. 류 회장은 비단 고경회만 그런 것이 아니라 고흥과 관련된 향우회 모두가 낮은 자세로 회원들을 대하고, 고향발전을 위해 향우회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협력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류 회장을 비롯해 향우회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 향우들에게 공통된 고민이 있다. 1세대에 의해 향우회가 설립되었고, 2세대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지만, 이후 3세대들에게 과연 향우회가 어떤 단체이고,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류 회장은 우선 고경회의 회칙개정을 통해 회장 임기를 2년으로 늘리고, 75세 이상 회원에게는 회비를 받지 않고 예우하면서 젊은 계층들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유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다각도로 모임이 활성화하고 고향발전을 위한 방안을 찾고자 동분서주하면서 더 큰 발전을 위한 활로를 찾고 있다.

 

현재 고흥 향우회에서는 고흥발전기금 모금활동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과 관련해 류 회장은 고경회에서도 적극 동참하고 있으나, 고경회 회원들은 자신이 한 일을 드러내 놓지 않고 애향심 하나만으로 조용히 비공식적으로 이런 활동에 동참하는 것이라고, 앞으로도 이런 노력이 계속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본 기사의 전문은 대한뉴스 2014년 9월호(www.daehannews.kr)에 자세히 나와 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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